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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30 오전 12:12:00ㅣ조회:4439]
탈북과 인신매매 1 (탈북자 수기) 
한국에서 인신매매와 북한에서 인신매매 차원이 틀리다.
한국에서 인신매매와 북한에서 인신매매 차원이 틀리다. 한국에서의 인신매매는 돈을 벌 목적으로 하지만, 북한에서의 인신매매는 생계유지를 위한 인신매매이다. 만약 당신이 한국 돈 10만에 인신매매를 하면서 목숨을 내걸 수 있겠는가?

어둠속을 뚫고 5명의 사람들이 부지런히 두만강을 향해 걷는다. 하지만 두만강을 10메타 앞에 두고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군인 6명이 발각된다.

“너희들, 쌍간나색기들 서라우, 이간나 색기들 중국 가려고, 지금 잡도리 단단히 했구만, 가자우, 도망치면 나가 총을 쏘겠어, 죽고 싶지 않으면 빨랑 시키는대로 하라우.”

군인의 엄포에 모두들 겁을 먹고 앞으로 걷는다. 어둠속의 아무런 불빛도 보이지 않는다. 도망치려고 해도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도망치려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몇 미터를 걸었을까? 우리와 함께 갔던 그림자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어둠속 어딘가에 숨어버린 것이다.

철문이 열리며 우리가 들어 선 곳은 군인들 초소이다. 우리를 이송하던 군인은 밖으로 나가고 잠시 후 장교인 듯 한 군인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야 이간나색기들 중국 도망치다가 잡혀 왔구만. 잘됐어. 조국을 배반한자가 잡히는 거 마땅하지. 야! 반동분자들아 옷을 벗으라우”

“저도 벗어야 됩니까?”

옆에 있던 중년의 아줌마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이야기 한다.

“야 이간나야! 벗으라면 벗는 것이지 뭔 잡말이 많은 거야? 몽땅 다 벗으라우”

장교의 엄포에 겁을 먹고, 나는 후다닥 몸에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을 벗었다. 알몸이었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고, 두렵기만 할뿐이다.

“이 색기 잘했어. 야 너 이간나야 너도 이색기처럼 홀라당 벗으란 말이야. 안 벗으면 죽여버리겠어.”

장교가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자 옆에 있던 아줌마는 두 아줌마는 겁을 먹고, 이내 팬티까지 모두 벗어버렸다. 장교는 우리가 벗어놓은 옷의 이곳저곳을 뒤졌다. 그리고 무엇인가 있으면 가지고 온 주머니에 담아 버렸다.

“됐어. 옷 다시 입으라우. 그리고 좀 있다가 분주로(파출소)로 이송하겠어. 그때까지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우.”

장교는 또다시 우리에게 위협을 주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밖에서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며, 전지(후레시)불이 왔다 갔다 하더니 방문이 열렸다. 안전원 복장을 한 3명의 사내가 우리를 분주소로 이송한다고 한다.

“이간나들이 오늘 도강하다가 걸린 놈들입니까?”

“그래. 분주소 가서 교양 단단히 시키라우”

좀 전의 장교는 큰 성과를 거든 듯 얼굴에 웃음을 피우며 마구 지껄인다.

“가자! 앞장서”

앞뒤로 안전원을 앞세우고 우리는 분주소로 향했다. 분주소의 감방에는 이미 3명의 사내가 잡혀 들어와 있었다. 감방의 창문은 빛을 보지 못하게, 철판으로 막아놓아 방안은 한치 앞도 가려 볼 수 없었다.

“야, 너희들도 중국 가다가 잡혀 왔어?”

먼저 들어온 사람이 궁금하다는 어투로 물어본다. 한치 앞도 가려볼 수 없어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 단지 그 사람의 이야기에는 호기심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네”

나는 겁에 질려 대답했다.

“간나 색기들, 조꼬만 애들까지 몽땅 잡아놓고”

아저씨는 내가 어리다는 것을 안 모양인지 혼자 안전원들을 욕한다.

다음날, 날이 밝았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방안은 아직도 컴컴하다. 창가에 다가가면 조그마한 틈 사이로 밖의 햇살을 느낄 수 있다. 정오가 되자 창문을 가로 막은 철판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함께 있던 사람이 바지주머니에서 뭔가를 털어내고 있다. 잠시 후 그것을 자그마한 신문지에 싼다. 그러더니 그것도 부족한지 방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알고 보니 담배꽁초를 찾는 것이다. 한참을 찾던 그는 누군가 비벼 끈 담배꽁초를 발견하고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담배 한대가 완성됐다.

“라이타 아니면 성냥 없어?”

사람들은 없다고 머리를 끄덕인다.

“아~ 담배 피우고 싶은데 어쩐다.”

아저씨는 아쉬움을 남겨두고, 담배를 귀에 꽂는다.

“아 ! 저한데 성냥까치밖에 없어요”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이 주머니에서 성냥까치들을 꺼낸다.

“그걸로 어떻게 불을 붙이라고”

아저씨는 아쉬움에 또 다시 창가로 다가가 작은 짬 사이로 바깥을 내다보시느라 몸을 비튼다. 잠시 후 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듯 좀 전에 성냥까치를 가지고 있던 사람을 부른다.

“야! 성냥까치 줘봐”

아저씨는 성냥까치를 들어 뜨겁게 달궈진 철판에 대고 긋자, 불이 붙는다. 아마도 뜨거운 철판으로 하여 쉽게 열전달이 된 것 같다.

담배 한 대를 피고 난 아저씨는 구석에서 소변을 보고 우리 옆으로 와서 자리에 앉는다.

또 하루가 흘렀다. 어제 온 하루 굶고 오늘도 굶어야 할 것이다. 저녁이 되자 나와 함께 도강을 하다 걸려 들어온 친구가 안전원에게 불려 밖으로 나간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아닙니다. 모릅니다. 전 그냥.............”

“이 색기가 똑바로 안 말해?”

발길로 차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친구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2시간이 흘렀을까? 좀 전에 불려 나갔던 친구가 들어왔다. 몇 시간 만에 보는 것이 몇 달 만에 보는 것처럼 반가웠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내 물음에 아무런 답변도 없이 바지주머니를 뒤져 옥수수 몇 알을 건네준다.

“ 좀 전에 안전원이 심문하다가. 밖에 잠시 나간 틈을 타서, 난로 위에 있던 것을 챙겨 왔어.”

맛있었다. 이틀 만에 먹어보는 몇 알의 옥수수이다. 몇 알의 옥수수로 요기를 한 후에야 친구가 말한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될지 몰라 감옥 갈지 아니면 사형 당할지, 하지만 나 안전원 한데 너는 고등중학교 5학년이라고 했어. 그러니깐 너 가 나중에 심문 받을 때는 5학년이라고 해야 한다 알았지”

고등학교 5학년이면 14~15살 북한 나이로 미성년자 나이므로, 사형과 감옥은 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 내 나이 17살이었다. 17살이면 북한의 당당한 성인이지만, 나의 몸은 성인의 몸이 아닌, 여위고 마른 초등학교 학생의 몸이었다.

친구는 나를 생각해 나이를 감추어 준 것이다. 친구의 배려에 많이 고마웠다.

“밖에 나가니깐 안전원이 어떻게 때리던?”

나는 친구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그냥 맞으면 되, 몽둥이로 때리고, 책으로 때리고, 벨트를 풀어서 때리고 그래.”

“아프지 않어?”

“아니”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는 그의 대답에는 아마도 무서운 고통일 따를 것이다.

또 하루가 흘렀다. 문이 열리며 안전원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거기에는 빵이 담겨져 있었다. 매 사람에게 2개의 빵이 차례졌다. 우리는 누구에게 빼앗길세라 정신없이 먹었다. 다 먹고 난 후에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또다시 얼마간이 시간이 흘렀을까? 안전원이 나를 불렀다.

“너 왜 중국 갈려고 했어?”
차분한 목소리였다.

“전 그냥 배가 고파서 강을 건너려고 하다가 우연히 아까 그 사람도 만나고 여자들도 만난 것입니다.”

“어디서 만났니?”

“시장에서 만났습니다.

모든 것은 친구가 말해준 것이다. 나는 친구가 하라는 대로 이야기 했다.

“그래 알았어 나가”

나를 때리지도 않고, 적은 질문밖에 하지 않았다. 또다시 어두운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안전원이 데리고 나갔다는 것이다.

다음날 우리는 굴비두름 엮듯이 포승줄에 하나, 둘 차례로 묶여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1시간 후면 기차가 온다. 기차역에는 우리와 같이 포승줄에 묶여 온 20대의 남녀들이 있었다. 기차가 들어오자 우리가 탑승하는 차량이 따로 있었다. 일명 죄인을 싣는 차량이라 해서 일반시민과 분리하고 있었다. 기차에 탄 사람들은 모두 30명가량 되었다. 거기에 안전원 5명 정도가 총을 들고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다.

기차의 덜컹 소리에 나는 잠에서 일어났다. 팔목을 보니 좀 전에 묶여진 포승이 풀어져 있어 쉽게 손을 뽑을 수 있었고 우리를 감시하던 경찰들도 잠에 빠져 버렸다. 도망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갑자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좀 전에 자다가 바지에 오줌을 싼 것이다. 오줌을 싼 바지는 이내 추위로 굳어져 버렸고 지금 도망친다고 하여도 밖에 나가 얼어 죽을 것 같았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안전원들은 우리를 이끌고 노동 단련대로 향했다. 거기에는 30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교도소에 도착한 사람들은 화장실부터 찾았다. 화장실이란 것은 길게 홈으로 패여 진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앉아 응가를 하고, 청소를 하는 사람이 한쪽에서 물을 부어 내려 보내는 것이다.

노동단련대의 방안은 꽤나 넓다. 하지만 덮을 이불은 없고 단지 목침만 가득하다. 하지만 그 목침마저도 나에게 차려 지지 않아. 나는 구석진 곳에서 맨땅에 머리를 대고 잠들었다. 방안은 사람들의 열로 인하여 천천히 더워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5시, 기상 소리와 함께 간단한 세면을 하고 밥을 먹는다. 밥은 반 그릇의 옥수수 밥과 시라지국이다. 밥을 먹고, 시라지를 건져 먹으면, 그릇 밑에는 모래가 깔려 있다. 아마도 시라지국을 끓일 때 잘 씻지 않고 그냥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이다.

한 그릇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여기 단련대의 반장이라는 사람이 밥 한 그릇을 더 주는 것이다. 아저씨는 아마도 자신의 아들처럼 생각했나보다.

“너는 이제 여기 있지 않고 9.17상무로 가야 돼. 거기가면 밥도 안줘. 그러니깐 여기서 많이 먹어”

아저씨는 또 한 그릇 주신다. 처음으로 배불리 먹어본다.

아침 9시 사람들은 일터로 나가고 몇 명의 사람들이 나를 데리고 9.17 상무로 향했다. 9.17상무는 집 없고, 부모 없는 아이들을 가둬두는 곳이다.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보다 2살 이상으로 돼 보이는 사람이 나더러 석탄부터 나르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바께쯔를 들고 석탄을 날랐다. 한번, 두번, 그렇게 하기를 10번째, 석탄을 나르는 구간에는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도망치기로 결심하고, 들고 있던 것을 팽개치고 도망쳤다.

기차역에 도착했지만 기차가 없다. 아마도 지금쯤 내가 없는 것을 알고, 기차역까지 쫓아 올 것이다. 걸어서 가자. 나는 걸어서 가기로 마음먹었다. 거리는 대략 100키로 정도이다. 나는 달렸다. 이곳을 벗어나야 하기에 열심히 달렸다. 코에서는 코물이 나오고, 나오자마자 얼어버린다.

내가 걸친 옷은 북한의 학생양복 한 벌, 안에는 속옷도 없다. 그리고 바지도 속옷 없이 입었다. 맨 양복에 맨 속옷인 것이다. 이 상태에서 영하 30도를 넘는 날씨에 100킬로를 걸어야 할 것이다. 나는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용기가 생겼다. 나는 끊임없이 달렸다.

하나, 둘 나는 기차역을 세면서 걸었다. 내가 걷고 있는 곳은 두만강 연선에 위치한 철길이다. 걷고 있던 도중 몇 명의 국경경비대 군인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중국으로 넘어갈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냥 보내는 것이다. 나는 중국으로 가는 길을 모른다. 그러기에 중국으로 갈수 있어도 갈수 없어, 이렇게 두만강 연선의 길을 걷고 또 걷는 것이다.

길가에는 집하나 없고, 불빛하나 보이지 않는다. 나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용기 내어 바닥의 돌을 발로 차며 걸었다. 그리고 돌을 들어 두만강에 던지면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걸었다.

잠시 후, 나의 노래 소리에 잠복 군무를 서던 군인이 뛰쳐나왔다.

“야 임마 너 어디로 가는 거야? 중국 가는 거 아니겠지?”

군인은 웃으면서 심심의 표정을 짓는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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