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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5 오전 11:23:51ㅣ조회:4564]
"혼란을 막지 못하면..." 
어떤 경우에도 질서는 찾아야
명사칼럼 - 김동길 박사
1928년 평남 맹산 출생 연세대 부총장, 조선일보 논설 고문,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으로 있다

1789년에 터진 프랑스대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누구도 과소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 혁명으로 일단 귀족사회, 신분사회가 무너지고 이른바 특권계급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사회적 부조리에 격분한 파리의 군중이 들고 일어나 바스튜의 감옥으로 쳐들어가면서 폭발한 국민의 분노가 발단이 되어 벌어진 이 혁명은 질서를 유지할 수 없어 길로틴이라는 흉악한 단두기계를 많은 ‘반동분자들’의 목을 치며 한때 ‘공포의 통치’를 감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나폴레옹이 등장하여 새로운 왕조를 세움으로 프랑스 혁명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가 등장하여 질서가 잡혔고, '자유. 평등. 형제애‘ 라는 모토는 혁명이 뜻하였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난 셈입니다. 계몽주의 사상에 도취했던 프랑스의 천재들은 인간이 이성의 명령에 따라 전력을 다하면 완전무결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화정치 조차도 제대로 지킬 수 없었던 것은 혁명 뒤의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겪은 4.19, 그 혁명의 주체이던 학생들이 혁명 후 학업에 전념할 수 만 있었더라면, 그리고 집권한 민주당이 학생들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지는 말고 그들의 사명을 재확인 시킬 수만 있었다면 5.16군사혁명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심지어 가정주부들까지도 ‘연탄값을 내리라’고 길거리에 나와서 악을 써가며 시위를 벌이니 경찰이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질서를 줄 수 있는 군인들이 총들고 나와서 ‘잘못된 민주주의’를 잠재우고 군사독재를 하게 된 것입니다.

1980년의 봄도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만일 학생들이 과격한 시위를 자제하고 질서정연하게 사회를 가꾸며 학업에 전념하였다면 능히 신군부의 등장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만일 해방 후의 우리 역사가 5.16과 5.18만 막을 수 있었어도 오늘 대한민국의 GDP는 아마 3만 달러를 넘었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쓰라린 경험이 있기에 일단 혁명에 성공한 이집트의 젊은 세대에게 충고합니다. “질서만은 되찾으라”고. 질서를 못 찾으면 혁명은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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