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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오전 9:59:11ㅣ조회:2356]
김동길, 늙어서 돌이켜보니... 
인생이라는 것이 늙어가는 것이다
노인들을 위하여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오히려 오늘 젊었다고 자부하는 철없는, 철모르는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예언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늙은 이 몸이 젊은 날을 돌이켜 보면서 한 마디 합니다.

중국의 주자(朱子)라는 대학자가 이렇게 탄식하였습니다.

내일 있으니 오늘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 말라
내년 있으니 금년에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 말라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네
오호라 나 이제 늙었으니 이것이 누구의 잘못인고!

인생은 30대까지가 젊음이고 40대에 올라서면 벌써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젊어서는 미인이라고 하여 매우 콧대가 높던 여자도 40의 언덕에서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그 눈언저리에 잔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면 미인의 자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자님처럼 나의 50에 ‘하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으면 대단한 것이죠. 60이면 회갑이고 65세가 정년퇴직의 한계입니다.

그 때부터 75세까지의 10년이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팔다리의 힘이 빠져서 그 뒤엔 먼 길 가기 어렵습니다. 신장도 3~4cm 줄어듭니다. 백발은 참을 만 해도 그 때부터 눈과 귀가 점점 멀어지는 것도, 젊은이여, 명심하시라. 그 나이엔 숨이 차서 산에 오르기 어렵습니다. 수영도 젊었을 때 일이지 80이 다 되면 물에 들어가기도 겁이 납니다.

인생의 봄여름은 템포가 느리지만 가을이 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40이 50이 되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고 세월은 아다지오에서 알레그로로 급변합니다. 50이 60이 되는 데는 55 하나만 거치면 되고, 60과 70은 붙어있어서 60 되고 이듬해 70이 됩니다. 70 되어 눈 한 번 껌뻑하면 1년씩 갑니다. 70에 눈 몇 번 껌뻑껌뻑 했더니 내 나이 오늘 86세! 놀라지 마세요, 그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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