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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6 오후 3:15:56ㅣ조회:3100]
국정 교과서 복귀는 더 위험하다. 왜? 
좌경화 국사학계와 무책임 교육관료들의 합작품
교학사 교과서 사태는
좌경화된 국사학계와 무책임한 교육관료들의 합작품

- 國定교과서 복귀는 더 위험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고교 한국사 검정(檢定)교과서 논란을 계기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정부가 교과서 검정 과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교육부 대변인도 “앞으로 교육부는 교과서에 담기는 내용인 '교육 과정'을 만드는 과정부터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교육부가 '외부 전문가단'을 꾸려 교육과정 총론을 만들던 것을 앞으로는
교육부 전문직 공무원이 직접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현재의 '교육과정과'를 '교육과정정책국'(가칭)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괘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교육부는 좌익세력이 작년 6월부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거짓말을 유포하고,
금년 들어서는 이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들을 협박하는 동안 수수방관했다.
그러던 교육부가 이를 기화로 교육과정과를 교육과정정책국으로 확대해
자기들 자리부터 늘리겠다는 것을 보면서 ‘관료란 이런 것이다’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부 새누리당 정치인이나 우파 운동가들은 역사교과서에 관한 한 다시 국정교과서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신뢰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책임 회피로 일관하던 교육부 관료들

교육부가 말하는 ‘교육부 전문직 공무원’에게 교과서 검정을 맡기면 문제가 해결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2004년 <월간조선> 4월호에
‘집중취재/ 경고! 귀하의 자녀들은 위험한 교과서에 노출돼 있다’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7차 교육과정 아래서 고등학교 선택과목이었던 한국근현대사 검정교과서 6종을 분석한 기사였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만났던 한국교육개발평가원과 교육인적자원부의 담당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고,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다.

당시 교과서 검정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위탁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교과용 도서심의회와 그 아래 과목별 검정위원회를 구성하는데,
근·현대사 검정위원은 각 교육청 등에서 추천을 받아 근·현대사 전공 역사학자 5인,
고교 역사교사 및 역사교육 전공자 5인으로 구성됐다.
교과용 도서심의회를 행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검정관리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됐다.

한국교육개발평가원 사회과연구실의 담당자는
“교과서를 집필, 심의하는 사람들이 과거 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을 다룬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균형이 맞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필자들이 특별히 좌경화되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감독해야 할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정책과의 연구관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기 위해, 검정 교과서는 국정(國定)교과서와는 달리 교과서로서 적합한지 최소한의 요건만을 따진다”면서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는 교육부에서 직권으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역사의 해석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검정교과서 공통검정기준에서는
“학문상 오류나 정설화되지 아니한 저작자의 개인적 편견이 포함되지 않았는가?”를,
‘한국 근·현대사 검정기준’에서는 “내용의 오류나 편향적인 이론, 시각, 표현 등을 담고 있지는
않은가”를 따지도록 되어 있었다.

남북한 역대 정권에 대한 평가가 균형이 맞지 않는 데 대해 그 연구관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데다가,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이라는 항목에서 다루는 반면에, 북한현대사는 남북한 통일정책에 관한 항목에서 뭉뚱그려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변명했다.

“左편향은 국사학계의 고질적인 문제”

이 기사는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좌(左)편향문제를 지적한 최초의 기사였다.
하지만 이 기사가 여론의 반향(反響)을 얻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번에 좌익세력이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이 알려지기 전부터 거짓말로 기선을 제압하고 나선 것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이 기사를 쓰면서 내가 의견을 구했던 김광동 나라정책원장이 역사교과서의 좌편향문제에 대해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에게 이야기했고, 권 의원은 그해 가을 국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크게 다루었다.
이후 교과서포럼 등의 단체가 나왔고, 기파랑 출판사에서는 ‘대안(代案)교과서/한국근현대사’를 펴냈다. 이런 작업에 참여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한국현대사학회가 만들어졌고, 이 분들이 이번에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를 만들었다.

이후에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란이 계속되자 이명박 정권은
2011년 교육개발평가원이 담당하던 역사교과서에 대한 검정 업무를 국사편찬위원회로 넘겼다. 이와 함께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자문(諮問)하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는 가라앉지 않았다.
교과부가 2011년 8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시한 역사 교육 과정에서 '민주주의'라는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자 이에 반발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들이 집단 사퇴했다.

역사교과서 검정 업무를 맡게 된 국사편찬위원회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 업무의 책임자인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실장은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투쟁 전공자였다.
사석(私席)에서는 북한을 가리켜 ‘공화국’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한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국사학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역사학자들은 “국사학계의 90% 이상이 좌파민족주의 성향 내지 그 동조자들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한국사 교과서의 좌편향성 문제가 단순히 몇몇 집필자들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국사학계 전반의 고질적 문제임을 잘 보여준다.
작년 9월 역사정의실천연대가 “헌법정신 부정 교학사 교과서, 이 정도면 내란죄”라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자신감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연구자인 유영익 교수가 국사편찬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얘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국사학계에서 조직적으로 반발했던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교과서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대한민국의 정체성(正體性)을 제대로 살리는 교과서가 나올 수 있을까?
오히려 ‘국정’이라는 권위를 업은 좌파적 교과서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국정교과서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國定교과서 복귀는 위험

사실 이번 교과서 사태의 문제점은 좌익세력이 거짓말과 협박으로 자유로운 교과서 선택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거짓말과 협박을 폭로하고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만일 여기서 국정교과서 전환으로 간다면, 그건 국가권력으로 한국사 교과서 선택의 여지를 근본적으로 막아버리는 것이 된다. 그러면 이번에 좌익세력이 저지른 폭거를 비판할 근거가 없게 된다.

또 국정교과서 제도로 돌아갈 경우,
좌익세력이 집권해서 좌익적 역사관을 담은 국정교과서를 강요할 경우에
여기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진다.

설사 좌익정권이 들어서지 않더라도 국사학자의 90% 이상이 좌파민족주의 성향이거나 그 동조자인 이상, 국정 국사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좌파민족주의 기조를 띠게 되기기 쉽다.

그보다는 검정교과서라는 경쟁 체제 아래서 대한민국적 가치를 담은
한국사 교과서들이 나올 수 있는 문을 열어두는 것이 낫다.

국정교과서 제도는 대한민국적 가치를 확산시키는데 있어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적있는 교육'을 강조하던 유신 시절, 정부는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과도한 민족주의-집단주의의 세례를 받은 당시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에 대한 반발로 좌파 민족주의-집단주의라고 할 수 있는 주체사상을 수용했다.
주사파는 그런 점에서 유신시대 민족주의 교육의 사생아들이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좌절로 인한 분노와 초조함은 십분 이해한다.
10여년 전부터 고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좌경화 문제를 제기해 온 나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국가권력의 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것은 당장은 쉽고 달콤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작용이 더 많은 방안이다.

대한민국적 가치,헌법적 가치를 한국사 교과서에 담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국정교과서 체제로 돌아가기보다는 어렵더라도 검정교과서 체제 아래서
뜻있는 학자들이 좋은 교과서를 내고 자유시민의 의지로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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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육, 한국사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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